쫀나의 영화 리뷰
[넷플릭스 일본 영화 추천 침입자들의 만찬 후기 결말 정보]
기승전결까지 완벽한 유쾌하고 가벼운 범죄 영화
바카리즈무 각본의 영화가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길래 냉큼 감상해 보았다.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괜찮으면 관련 작품들을 찾아 보게 된다. 연출이 좋으면 같은 감독의 작품을 그리고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으면 같은 각본가의 작품을 찾는다. 다행히 넷플릭스는 그런 걸 아는지 같은 감독이나 각본가의 작품 한 두 가지는 보유하고 있다.
드라마 핫스팟이 너무 재미있어서 바카리즈무의 작품을 찾아 보니 2024년에 TV 영화로 공개된 침입자들의 만찬이 올라와 있었다. 핫스팟과 출연진이 겹치는데 이 분도 자신 만의 사단이 있는 듯 하다. 한 시간 30분 정도의 영화인데 아무래도 TV 영화여서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영화는 아니다.
일본은 내수 시장이 워낙에 커서 TV에서도 영화를 만들기도 하는데 우리 나라는 영화 정도까지는 못 만들고 단만극 정도만 공영 방송에서 만들고 있는 거 보면 내수 시장의 차이가 참 크긴 하다. 아무리 일본이 갈라파고사라고 해도 내수 시장만 1억이 넘으면 한국 역시 국내만 보고 만들어도 되지 않았을까. 이런 점은 다른 의미로 보면 부럽기는 하다.
국내 인구만 1억이 넘는다는 건 대단한 거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선진국 인구가 1억이 넘는데 국민 소득이 저 정도로 되는 나라는 여전히 미국과 일본밖에 없다. 망한다 망한다 해도 이렇게까지 큰 나라가 평균 소득을 저 정도로 끌어 올린 건 존경할 만한 부분이다. 그리고 그러한 연유로 미국이나 일본이나 국내 시장을 노리고 무언가를 만들어도 팔리는 건데 미국같은 경우 자기들이 만든 물건을 전세계를 상대로 판매하면서 최강대국으로 올라선 거고 일본은 그러한 과정에서 미국에게 직격타를 맞아서 고꾸라진 경우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그래도 부자는 망해도 삼대가 간다고 일본 역시 잃어버린 30년이라고는 해도 여전히 우리 나라와 국민 소득이 비슷하긴 하다. 누군가 일본은 아이돌의 실력이 한국에 비하면 형편 없다는 식으로 비웃기도 하는데 달리 말하면 일본 아이돌들은 노래와 외모 그리고 실력을 모두 겸비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얼굴만 예뻐도 그리고 노래만 잘해도 인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시장 규모가 워낙에 커서 가능한 부분이다. 우리 나라와 달리 밴드 음악 시장이 커서 밴드 음악이 발달하는 것도 그러한 연유다. 모델이 연기를 안 해도 살아갈 수 있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추성훈의 아내 야노 시호는 전문 모델이고 쉰살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역에서 최고로 잘 나가고 수익도 상당하다.
우리나라 같으면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할 만하다.
우리 나라는 멀티 플레이어가 아니면 살아 남기 힘든 시장 규모다.
이야기가 조금 길어지긴 했는데 일본 드라마나 영화 보면 가끔 완성도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우가 있는데 내수 시장을 생각해 보면 이렇게 작은 규모의 작품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건 그만큼 내수 시장이 크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종종 개성 있는 작가들이 많이 나오는데 바카리즈무 역시 그러한 환경에서 태어난 경우라고 보면 된다.
영화 침입자들의 만찬은 기본적으로 범죄 영화이긴 한데 그 구조나 이야기 전개가 다른 작품들과는 사뭇 다르다. 그리고 이 각본가의 작품답게 황당한 이야기가 상당히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보통 아무리 가사 도우미 업체 사장이 탈세를 한다는 루머를 들어도 바로 집을 털기로 결심을 하지는 안하지 않을까.
아니 애초에 아무리 기부를 한다고는 해도 강도와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그렇게 세 명의 여성은 각자의 목적과 이기심 혹은 이타심으로 그라비아 아이돌 출신의 사장 집에 무단으로 침입한다. 그 과정이 너무 간단하고 가벼워서 놀라울 지경인데 특이한 건 결국 기대했던 탈세금 3억엔은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면 영화가 여기서 끝나느냐. 갑자기 누군가 죄책감을 덜기 위해 청소를 하고 오자고 하면서 모든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남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간 것도 모자라 청소까지 하고 오려고 하다니 무슨 생각인가 싶지만 착한 사람들의 특유의 쓸데없는 행동이기에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그 와중에 평소에 사장의 집을 노리고 있던 젊은 남성이 이 집을 털려고 들어오고 청소를 하러 들어온 여성과 마주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남성을 겁박하고 처리를 고민하던 순간 젊은 여사장이 집으로 돌아온다.
아니 주말에 하와이 간다고 하길래 당연히 금요일일 거라고 예상했으나 일요일에 가기로 되어 있다는 걸 이제 와서 안 저 세 사람도 어이가 없긴 하지만 가장 어이없는 건 바로 사장이다. 사장은 다음 날 아침에 이 모든 사달을 알게 되고 강도 포함 네 사람을 추궁하지만 이들의 간곡한 부탁에 이번 일을 조용히 넘어가기로 한다.
여기서 부터 정말 이해가 안 가기도 한다.
분명 돈에 미친 사장인데 이걸 그냥 넘어간다고?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부자들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자신이 가진 백원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고 달리 보면 이러한 본성이 이들을 부자로 만든 건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모든 걸 용서하고 돌아가려던 찰자 여성 중 한 명의 전 남편이 젊은 여사장과 바람을 핀 건 알게 되고 다시 한 번 소동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집 안에 숨어 들었던 중년 경비원의 존재도 발각된다.
그라비아 아이돌 때부터 여 사장의 팬이었던 경비원은 마스터 키를 이용해서 변태처럼 집 안을 구경하다가 세 여성과 한 남성을 마주치고 숨어 있었던 터였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심지어 이 경비원마저 용서하는 마더 테레사 그 이상의 성녀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렇게 모든 게 다 마무리가 되고 왜 여 사장이 이들을 용서했는지가 나온다.
여 사장은 탈세를 하고 있었고 그 탈세한 돈을 현금이 아니라 금으로 바꾸어 보관하고 있었다. 그것도 아무도 모르게 말이다. 그걸 우연히 알게 된 젊은 남자 강도는 몰래 그 금을 빼돌리다가 자수를 하겠다는 경비원과 몸싸움을 하면서 결국 이 모든 일이 경찰에 신고되었고 여 사장은 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징역 엔딩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영화 안에서 떡밥이 은근 많았는데 이 모든 걸 다 회수하는 각본가의 능력도 놀랍고 이 신나는 각본 안에서 그보다 더 흥미롭게 움직이는 배우들도 대단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주요 인물만 6명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조화로울 수 있는 건 그만큼 각본이 탄탄하기에 가능한 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돈만 많이 들어가고 어깨 뽕만 거추장스럽게 있는 할리우드 영화보다 이렇게 소소하지만 이야기의 기반이 탄탄하고 흥미로운 데다가 결말이 어떻게 될 지 예측조차 되지 않는 이 영화가 훨씬 더 재미있었다.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보다 더 훌륭하다고나 할까. 물론 이 발언은 욕을 먹을 수도 있긴 하겠지만 말이다.
게다가 장르를 특정하기도 힘들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본격 범죄나 미스터리 영화는 아니지만 그 모든 걸 아우르는 힘이 있다. 또한 캐릭터가 전형적이지 않은 점 역시 매력적이다. 인간이 얼마나 입체적인가를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건데 이런 걸 설득력있게 각본 안에서 다룬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능력 없는 각본가들이 일부러 전형적인 인물을 다루는 건 아니다. 그게 가장 쉬운 길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등장 인물이 의외의 선택을 하면 서사를 만들어 줘야 하는데 이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어려운 걸 바카리즈무는 물 흐르듯이 해낸다.
그 점이 지금까지도 참 신통방통한 지점이다.
어차피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영화는 아니기에 스케일을 기대하지 말고 오직 재미 만을 위해서 한 번 정도는 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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