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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2 후기 잘 만든 상업 영화

 쫀나의 영화 리뷰 

[넷플릭스 한국 영화 추천 베테랑 2 후기 결말 정보] 

천만이 안 넘은 게 신기할 정도 


극장에서는 크게 볼 마음이 없어서 넘기고 OTT에 들어오면 봐야지 싶었는데 이렇게까지 일찍 넷플릭스에 들어올 줄은 몰랐어서 조금 놀랍긴 했다. 작년 추석 개봉이면 아직 반년도 안 지난 건데 나름 흥행작인데 이렇게나 미리 공개하다니 제작비 회수에 진심이긴 한가 보다. 넷플릭스도 꽤나 많은 돈을 주고 판권을 구입한 것으로 보이는데 구독자 입장에서 좋기는 하지만 한 편으로는 영화 산업이 정말 어렵다는 게 피부로 느껴질 정도여서 불안하긴 하다. 

일단 기대를 전혀 안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재미있었다.

천만을 안 넘은 게 신기할 정도다. 

시사회 그리고 개봉 이후 후기나 리뷰가 워낙에 안 좋았어서 걱정을 조금 하긴 했는데 이 정도면 꽤나 성공적인 속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류승완 감독의 영화 밀수가 워낙에 안 좋았기에 베테랑 2 역시 크게 기대치가 없었고 그래서 극장까지 가지 않은 건데 이 정도로 괜찮은 영화였다면 극장에서 봤더라도 제법 만족을 했을 법하다. 

극장에서 못 본 게 다소 후회스럽지만 무조건 극장에서 봐야할 정도의 영화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아마 넷플릭스로 봐서 이 정도로 만족하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과거 영화 관람료가 만원 이하인 시절에는 기본 이상만 해도 영화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갔는데 언제부터인가 영화 관람료가 몇 배로 치솟았고 영화를 좋아하는 나도 극장 나들이를 잘 안 가게 되었다. 

일차적으로 돈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크고 그 다음으로는 극장에 오시는 시민들의 수준 낮은 시민 의식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 극장 안을 자기 집 안방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트위터에 올라오는 사례 정도로 심각한 일을 겪어본 건 아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옆사람과 영화 관련해서 대화를 나누는 사람도 보았고, 전화를 받는 것도 예사로 하는 사람들 그리고 화장실을 자주 들락 거리는 관객들을 너무 보아서인지 정말 필요한 영화가 아니면 극장을 잘 안 찾게 된다.

나도 코로나 전만 해도 최소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극장을 찾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반년에 한 번도 잘 가질 않게 되었다. 그리고 가게 된다면 돌비 시네마나 아이맥스같은 특별관에서 볼 만한 대작 영화들을 주로 찾게 된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영화들은 거의 다 OTT로 소화하거나 굳이 안 봐도 되는 작품들을 일부러 돈을 내고 보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런 면에서 베테랑2는 조금 애매한 포지션이다. 

재미있는 영화이고 잘 만든 상업 영화이긴 하지만 무조건 극장에 가서 관람을 하라고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뛰어난 오락 영화는 또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결말 부분이 무척이나 허무해서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 무언가 씁쓸한 느낌이 남는다. 무언가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시원하게 해결을 다 하지 못한 기분이랄까. 

너그럽게 이야기하면 

영화 자체는 나름 잘 만들었다. 

재미있고 신나고 특유의 액션 장면도 류승완 감독 답게 잘 뽑아냈다. 특히 남산에서 아크로바틱과 파쿠르의 혼합물같은 액션이 적극적으로 가미가 된 추격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저 장면들을 어떻게 찍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잘 찍었다. 그래서 후반부에서 이와 비슷한 흥미로운 액션 장면이 하나 더 나올 거라고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만든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은 놀라울 정도로 허무하다. 

특히 서도철의 아들 우진이 납치당하면서 주인공이 극한의 선택을 해야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서우진이 너무나 허무하게 경찰 팀의 동료들에게 구출이 되는 게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셋 중에 누굴 죽여야 되는지에 대한 고민이 놀라울 정도로 삭제가 되고 곧바로 두 주인공의 격투 장면으로 들어가서 조금 당황스럽긴 했다. 

선우가 멍청한 건지 아니면 감독이나 각본가가 멍청한 건지는 내 알바 아니지만 그러면서 이야기의 긴장감이 한 번에 끊어진다. 다 보고나면 재미있지만 세세하게 뜯어 보면 그래서인지 빈틈이 정말 많은 영화다. 

그리고 초반에 이렇게나 코미디 영화처럼 시작할 거라면 이런 분위기를 중반부 그리고 후반부에서 지속적으로 이어 갔어야 하지 않나. 영화의 시작은 이 영화가 어떠한 분위기로 흐를 거라는 걸 관객들에게 공식적으로 공표하는 자리다. 초반이 다소 유치하지만 대놓고 코미디 분위기로 영화를 시작한 거라면 그래도 최소한 이런 웃기는 분위기는 끝까지 유지를 했어야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선우가 등장하면서 영화의 분위기가 바로 급변하니 솔직히 말해 조금 당황스럽다. 

그나마 정해인 배우가 선우라는 애매모호한 캐릭터를 잘 표현해서 그렇지 이 캐릭터 자체가 크게 매력적이지도 않고 기준점이 없다 보니 빌런으로의 매력도 없고 오히려 영화의 분위기를 흔들고 중심을 잃게 만드는 역할을 해 버린다. 아무리 사이코패스라는 설정이라고는 하지만 왜 선우가 그런 식으로 살인에 집착하는지 그리고 그런 게 아니라면 왜 이런 일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다고 보여진다.

선우는 사이코패스라고 보기에도 좀 애매하고 그렇다고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극우주의자라고 보기에도 무언가 어설프다. 이도저도 아닌 선우 캐릭터에게 놀아나는 서도철만 바보처럼 보일 뿐이다. 선우라는 빌런 캐릭터가 제대로 빌드업을 하지 못하다 보니 영화도 갈팡질팡하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유아인이 나왔던 베테랑 1편에서 빌런이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그러다 보니 빌런인 선우가 마지막에 결국 잡혀도 별다른 감흥이 없다. 그저 드디어 잡았구나 정도가 끝이다. 그리고 애초에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출소한 범죄자들을 죽여 나가는 빌런이 과연 진심으로 관객 입장에서도 빌런인가에 대한 의문점이 들기 마련이다.

만약 실제로 누군가 악명 높은 강간범을 죽인다고 해서 시민들이 가해자를 과연 빌런으로 생각할 지 의문이다. 

선의의 피해자가 나온 것도 아니고 결국 사회에 좋은 일만 하다가 잡힌 거여서 그런지 선우가 잡히고 나서도 아무 감정이 들지 않는다. 저렇게나 좋은 일만 하다가 잡힐 거라면 인물에 대한 설명이라도 제대로 해줬어야 하는데 이걸 또 속편으로 만들고 싶은 건지는 모르겠으나 선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도 너무 부족하다.

영화 말미에 쿠키 영상을 보면 선우가 탈주해서 도망을 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무래도 노골적으로 속편을 예고한 영상이어서 보면서도 류승완 감독이 감이 없거나 제작진들이 감이 없거나 둘 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선우 캐릭터 자체가 크게 매력이 없어서 영화가 산으로 간 걸 감독이나 제작진들이 눈치를 채지 못 한 거라면 한숨이 나올 정도다.

베테랑은 범죄도시처럼 시리즈물로 갈 수 있는 매력적인 IP인데 감독이나 제작진들이나 범죄도시가 왜 성공했는지에 대한 공부가 부족해도 한참 부족했다. 빌런은 서사를 부여할 거라면 확실하게 부여해서 주인공급 이상으로 가던지 아니면 서사 따윈 필요 없이 원래 극악무도한 인물이라는 설정을 부여하는 게 관객 입장에서는 편하다. 

하지만 선우는 이도저도 아닌 인물이다. 

예술 영화 만드는 것도 아니면서 빌런을 이리도 모호하게 만드는 건 상업 영화 감독으로 보자면 직무 유기와 다름 없다. 영화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은데 보고 나서 찬찬히 뜯어 보면 단점이 너무 많이 나와서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다. 하지만 감독 입장에서 보자면 마지막에 선우와 서도철을 대결하는 구도로 만들 거라면 선우를 사이코패스라는 설정을 했어야 했는데 결론을 이렇게 낼 거라면 사적 제재라는 소재 자체를 가지고 오면 안 되었다고 본다. 

사적 제재는 그래도 스스로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흔하게 저지르는 방법인데 이들을 무조건 악인으로 보기는 힘들고 이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건 어느 정도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선우는 단순하게 보면 그저 사이코패스처럼 보여서 왜 초반에 사적 제재를 했는지가 조금 의문이며 그럴 거라면 애초에 그저 살인을 좋아하는 사람 정도로 그려서 보여 주는 성의라도 보였어야 하는 거 아닌가. 

차라리 그게 관객들을 납득시키기에 더 적절해 보인다. 

물론 뒤에 와서는 해치라는 별명을 만든 것도 유튜버들이고 본인은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설명을 하기는 하지만 이게 그 동안 쌓아온 이야기 빌드업과 너무 대치가 되다 보니 크게 설득력이 없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후반부의 긴장감이 한 번에 무너진다. 그나마 중반부까지는 이야기를 나름 잘 쌓아 왔다고 생각하는데 선우의 캐릭터가 무너지면서 영화도 갈 길을 잃고 부유한다. 

선우를 저렇게나 복잡한 빌런으로 설정할 거라면 각본이 더 탄탄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아쉽기 그지 없다. 뭐 아무 생각없이 감상하면 크게 거리낄 게 없는 영화인데 세세한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이 너무나 많아서 아쉽다. 

그래도 뭐 이 정도면 나름 잘 만든 상업 영화라고 할 수 있을텐데 실망스러운 부분도 존재하고 그 부분에 있어서 관객들이 낮은 점수를 준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는 분명 영화의 흥행에도 영향을 미쳤을 거다. 관객들은 신나는 영화를 기대하고 극장을 방문했는데 영화는 갑자기 애매한 감정만을 남겨주다 보니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럴 거면 차라리 새로운 소재의 다른 영화를 만드는 게 나았을 법하다.

베테랑이라는 시리즈가 가진 가치가 꽤나 컸었기에 이번의 실패가 나는 뼈아프다. 아마 제작진이나 감독 역시 그러지 않을까. 분명히 범죄도시처럼 시리즈로 갈 수 있는 프랜차이즈인데 이걸 너무 일찍 끝내버린 느낌이다. 

여러모로 범죄도시 시리즈에 비하면 매력이 한참 떨어지긴 한다. 

생각을 다시 해봐도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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