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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빌 워 분열의 시대 돌비 시네마 후기

트럼프 시대 최악의 공포  

영화의 제작 배경을 생각해 보면 역시나 트럼프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다음 대통령은 트럼프라는 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트럼프가 한 번 대통령을 한 것도 놀라운 수준인데 두 번이나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보통 미국의 대통령들이 연이어 대통령을 하는 게 기본인데 트럼프는 코로나로 인해 재선이 되지 못 하였다가 이번에 다시 한 번 재선에 도전하여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총격 테러에서 살아 남은 직후 나는 본능적으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트럼프가 어떠한 인물인지를 떠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미국인들에게는 하나의 신화가 되어 버렸기에 그러하다. 

지금에 와서는 트럼프가 어떠한 인물이고 무슨 정책을 미국이나 세계를 이끌어 나갈지가 중요한 사람은 없다. 특히 미국인들에게는 더욱 더 그러하다. 이번 대선 결과가 조금 더 의외인 건 민주당을 지지하던 사람들도 트럼프를 이번에는 지지했다는 점이다.

결국은 경제다. 

미국의 경제나 경기가 좋다고 언론이나 유튜브에서는 떠들어 대고 있으나 대다수를 차지하는 미국의 서민들은 경기 호황을 전혀 체감하지 못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물가가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오르다 보니 월급이 올라도 이 모든 이익을 상쇄하기 시작하면서 삶은 더 힘들어지고 고통스러워지고 있다.

그 와중에 남미를 비롯한 여러 나라 특히 중국에서도 이민자가 미국에 몰려 들며 주택 문제는 더욱 더 심각해지고 있다. 트럼프는 벌써부터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할 거라고 예고를 하였으며 동시에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는 엘리트들에게는 영주권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한 마디로 인재는 받아 들이지만 불법적인 경로로 미국에 들어온 사람들은 허락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보인다. 

트럼프의 유세를 들어 보면 불법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를 잡아 먹는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개와 고양이를 먹는 게 뭐가 문제냐고 따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아마도 불법 이민자들을 인간이 아닌 야만스러운 존재로 만들려는 목적이 다분해 보인다. 이들이 실제로 미국인들이 사랑해 마지 않는 애완 동물을 먹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발언이 지지자들에게 어떻게 먹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실제로 이러한 발언은 지지자들에게 통하였고 더욱 더 트럼프를 지지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민주당 소속 대통령 후보들이 식당 아래 지하에서 아동 성매매를 주선하고 알선한다는 가짜 뉴스가 퍼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기사나 뉴스 역시 트럼프 지지자들은 별다른 의심없이 받아 들인다. 아무리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증거를 들이 밀어도 증거조차 조작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다 보니 뉴스나 언론이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지지자들 귀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 

애초에 미국인들 역시 인디안들을 학살하고 미국이라는 넓은 땅을 차지했으나 백인들만이 미국인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이들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들을 차별하고 처벌하고 심지어 죽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서 가짜 뉴스의 해악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절절하게 깨닫게 되었다. 

그런 걸 믿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건 굉장히 순진한 생각이다. 그러한 말도 안 되는 뉴스에 선동되고 국회 의사당을 점거하고 독재자를 목숨 걸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다. 나도 과거에는 이들의 어리석음에 진절머리가 났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이들도 나름 근거를 찾아 지지 기반과 이유를 만들었을 텐데 그 정보라는 게 가짜라는 걸 판별할 만큼 선구안이 없다면 잘못된 구호를 외치고 믿음을 생성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애초에 가짜와 날조 뉴스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법안이 없다면 이러한 분열을 막기는 힘들어 보인다. 우리 나라도 조속히 가짜 뉴스 처벌 법안을 상정해야 한다고 본다. 어느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다른 의견을 가지는 건 건강한 사회이지만 거짓된 사실을 기반으로 해서 누군가를 선동하려고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일부러 편을 가르고자 한다면 이건 소모적인 전쟁일 뿐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미국의 내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었다.

영화만 보면 황당한 설정처럼 보이지만 미국은 총기가 허락된 나라이기에 아주 불가능한 이야기는 또 아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저렇게 되는 건 불가능해 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감독은 누구의 편을 든다기 보다는 사람들이 분열되고 나라가 갈라질 대 어떠한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를 담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애매하게 한 쪽 편을 들었다면 영화의 주는 감동이나 메시지가 약해졌을 거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일단 돌비 시네마로 보긴 했는데 전형적인 전투 장면이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전쟁 영화라고 보기에는 조금 약한 터라 굳이 돌비 시네마를 추천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영화 자체가 상당히 재미있고 A24 제작 영화여서 재기발랄하고 독특한 측면이 있으니 시간이 된다면 극장에서 관람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나저나 남일 같지 않고 결말이 마음에 들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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