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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드 V 페라리 후기

 자존심과 타협 그 사이 어딘가 

최근에 개봉한 영화 중 레이싱 영화의 최고봉으로 손꼽히는 영화 포드 V 페라리를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감상했다. 

국내 OTT 보다가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를 보게 되면 확실히 음향 면에서 큰 차이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디즈니 플러스나 애플 티비 플러스가 음향에 강점을 보이는데 포드 V 페라리 역시 음향이 좋은 환경에서 보면 지리는 영화 중 하나다. 그러다 보니 주기적으로 돌비 시네마에서 재개봉을 하는 영화로 유명한데 개인적으로 기회가 되면 돌비 시네마에서 꼭 보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영화로 실존 인물 캐롤 셸비와 켄 마일스가 포드의 GT40을 만들게 된 일화를 그리고 있는데 실화여서 그런지 더 몰입이 되면서 재미있게 감상을 해 버렸다. 그동안 딱히 보고 싶지 않았다가 넷플릭스 드라마 세나를 보고 나서 한 번 봐야지 싶었는데 완성도 면에서는 세나보다 더 높지만 레이싱 장면은 세나도 괜찮았던 걸 보면 두 작품 모두 괜찮아서 기회가 된다면 두 작품 모두 감상해 보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이 영화는 켄 마일스라는 전설적인 드라미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당시 포드가 르망 24시에 참가하기로 하면서 만든 스포츠카가 만들어지는 과정 역시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대중적인 자동차 브랜드였던 포드가 왜 르망 24시에 참가하게 되었는지 배경도 보여주는데 그 사유가 조금 어이없긴 해서 오히려 더 흥미로웠다. 

원래 포드는 젊은층들이 꿈을 꾸는 자동차 브랜드는 당연히 아니었고 대중적인 브랜드에 더 가까웠다. 의류 산업으로 따지자면 유니클로 같은 브랜드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포드가 사람들이 누구나 좋아하는 페라리를 인수하려고 하지만 페라리는 포드를 이용해서 몸값을 올려 결국 피아트에 인수가 되어 버리고 만다. 

당시만 해도 르망 24시에서 우승을 하는 건 항상 페라리 였다. 

애초에 포드같은 브랜드가 관심을 가질 만한 브랜드가 아니었으나 페라리 인수를 실패하고 나서 자존심이 긁힌 포드 2세가 전격적으로 돈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포드 역시 르망 24시에 뛰어 든다. 하지만 대중 브랜드가 스포츠카를 만드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건 마치 판소리를 평생 해오던 명창에게 갑자기 힙합을 하라고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돈으로 안 되는 건 없고 캐롤 셸비는 전설적인 켄 마일스를 찾아가서 르망 24시에 참가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한다. 성격이 불같고 본인의 철학과 의지가 투철하지만 그로 인해 돈을 잘 벌지는 않았던 켄 마일스는 처음에는 경제적인 이유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여기서 잠깐 르망 24시란 무엇인가. 

르망 24시는 말 그대로 24시간 동안 레이싱 경주를 하는 경기를 말한다. 두 사람의 드라이버가 말 그대로 돌아가면서 24시간의 질주를 이어가는 거다. 단순히 가장 빠른 속도도 중요하지만 24시간을 달리는 경주이기에 내구성과 스피드 모두 중요한 말만 들어도 지난한 경기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경기로 역사가 100년이 넘은 경기라고 한다. 매 경기마다 관중이 30만 명이상이 실제로 몰리다 보니 여전히 레전드 경기로 추앙받고 있다. 

켄 마일스와 캐롤 셸비는 진심으로 포드 스포츠카 만들기에 열중하고 르망 24시에 우승할 생각으로 가득하지만 포드 임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들은 말로는 포드를 젊은 브랜드로 탈바꿈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으나 실상은 마케팅의 일환으로 스포츠카 만들기에 이 둘 만큼 진심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들 눈에 자기 의견이 확고하고 말을 잘 안 드는 켄 마일스는 눈엣가시같은 존재였다. 

특히 르망 24시에서 켄 마일스의 우승을 저지하려고 하는 치졸한 행위는 피가 거꾸로 솟을 정도였다. 그러나 포드 임원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면 켄 마일스가 우승하게 놔두면 승리의 영광은 포드 보다는 켄 마일스에게 갈 확률이 높은 데다가 천문학적인 돈만 쓰고 켄 마일스가 왕좌를 차지하게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포드 입장에서 보자면 너무나 당연한 치졸한 행위였다.

애초에 포드의 돈이 없었다면 시작되지도 못할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자면 켄 마일스 없이는 포드가 르망 24시에서 우승하는 건 불가능한 미션이었다. 이후로도 4번이나 포드가 우승했으나 그 이후 단 한 번도 르망 24시에서 웃으하지 못했다는 걸 생각해 보면 결국 이 모든 영광들 중 한 번은 켄 마일스가 주목을 받았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건 어쩌면 내가 켄 마일스의 입장이기에 그러할 수도 있다. 

결국 켄 마일스도 시험 운전하다가 자동차 화재로 결국 목숨을 잃게 되는데 이런 거 보면 레이싱 게임이 얼마나 목숨을 걸고 하는 위험한 짓인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특히나 저렇게 어마무시한 속도로 달리다가 어딜 박거나 사고라도 나면 목숨을 유지하는 게 더 대단해 보일 정도다. 애초에 목숨을 걸만큼 위험한 일이고 아마 드라이버 본인들도 이걸 알고 있을 테다. 

특히 영화 마지막 부문에서 켄 마일스가 포드 임원들의 요구대로 속도를 줄이고 다른 포드 자동차와 같이 들어오는 장면은 왜인지 슬프면서도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어찌 보면 가장 현실적인 결말이고 켄 마일스도 그 순간 이 모든 영광은 본인보다는 포드에게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애초에 포드없이는 불가능한 프로젝트였다는 걸 켄 마일스 역시 마지막 순간에 깨닫게 된다. 

포드 임원들이 악마처럼 묘사가 되기는 하였으나 저 입장에서는 저렇게 하는 게 너무나 당연해 보여서 보면서 화도 나지 않았다. 내가 저 입장이어도 어떻게든 켄 마일스의 독주를 막으려고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크리스찬 베일은 연기 톤이 정말 독특하긴 하다. 독특한 카리스마로 화면을 다 잡아 먹는다고나 할까. 최근에는 과거처럼 활발하게 연기 활동을 안 하시는 거 같아서 좀 안타까운데 조만간 좋은 작품으로 한 번 보고 싶고 이 배우를 오스카 시상식 무대에 수상하러 오르는 모습을 제발 한 번이라도 보고 싶다. 

실존 인물 한 번 연기해서 상 한 번 받읍시다. 

평점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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