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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영화 여기서 기다릴게 후기

 건질 건 영상미 하나 

대만은 동성 결혼이 합법화가 된 나라답게 최근 들어 퀴어 영화나 드라마가 자주 나오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대한민국은 퀴어 드라마가 만들어 진다고 하면 기독교 단체에서 거품을 물고 반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 공개가 된 대도시의 사랑법 역시 공개 전부터 기독교 단체의 반대 여론으로 몸살을 앓기도 했었다. 심지어 방송 송출도 아니고 티빙 단독 공개임에도 이 정도의 반응이라니 우리 나라는 아직 갈길이 참 멀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넷플릭스에서도 한국을 중심으로 퀴어 드라마 하나 정도는 만들 만도 한데 아무래도 넷플릭스는 회사 규정 상 퀴어 드라마를 만들면 반드시 제작자나 배우나 퀴어인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게이나 레즈비언 성향을 가진 배우들이나 제작자들이 있기는 하겠지만 작품 하나 하겠다고 자신의 커리어를 망칠 수는 없으니 아마 우리 나라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퀴어 드라마나 영화를 볼 수 있는 날이 요원해 보인다. 

영화 여기서 기다릴게는 올 상반기에 대만에서는 개봉을 하였으나 전세계에서는 넷플릭스를 통해 독점 공개 되었다. 작품성이 아주 뛰어난 영화는 아니기에 개봉을 한다고 해도 관객몰이를 한다고 보기도 어렵고 한국에서 유명한 배우가 나오는 영화도 아니기에 넷플릭스로 직행한 게 이해가 가기는 한다. 

어느 정도 기대치를 낮추고 보긴 하였으나 촬영이나 영상미를 제외하면 칭찬을 해주고 싶은 부분이 크지는 않은 작품이다. 다른 대만 퀴어 영화에 비해서도 완성도가 낮아서 보면서도 하품이 나올 정도였다. 이 정도로 못 만들면 아무리 퀴어 영화에 점수를 후하게 주는 나라도 좋은 말을 해주기가 어렵다. 

일단 배우들의 비주얼은 좋은 편인데 둘의 케미가 아주 괜찮은 편도 아닌 데다가 이야기 자체도 갑자기 마지막에 판타지스러운 반전이 나와서 당황스러웠다. 갑자기 시공간이 뒤틀리는 설정을 이리도 가볍고 어색하게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어서 이런 허접한 각본을 승인한 제작자가 누구인지 궁금할 정도였다. 

이야기도 친절한 편도 아닌 데다가 마지막에 그 동안 하지 않았던 떡밥을 다 풀어 주기는 하는데 그 떡밥을 다 보고 나서도 크게 공감이 가지는 않는다. 결국 편지를 다시 쓴 티엔유의 바람대로 진룬파는 타이페이로 가지 않고 보육원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게 현실인지 아니면 티엔유의 상상인지는 자세히 나오지 않으나 결국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 하려는 무리한 시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는 단점이 있다. 

티엔유의 무책임한 충고로 인해 타이페이로 와서 이름도 잃고 험하게 살아가던 진룬파는 교통 사고로 황망하게 세상을 뜨지만 이에 좌절하지 않고 티엔유는 진룬파에게 다시 한 번 편지를 남기게 된다. 티엔유와 진룬파가 다시 만나 사랑을 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으나 영화 전체적으로 보자면 한심하기 짝이 없는 반전이어서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이야기 자체도 너무 올드해서 짜증이 날 정도인데 갑자기 마지막에서 이렇게 세계관 붕괴를 일으키면서까지 억지로 감동을 쥐어 짜내는 것도 좀 어이가 없었다. 둘이 처음 만나는 과정도 자연스럽지 않으며 개연성은 개나 준 데다가 둘이 호감을 느끼는 부분 역시 납득하기가 어려웠다. 갑자기 서로를 의식하게 되는 과정이 너무나 부자연스러워서 내가 다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이야기 자체가 허술하다 보니 영화의 완성도도 내려가고 결국 남는 건 대만의 아름다운 모습과 두 배우의 비주얼 정도 뿐이다. 이 외에는 딱히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도 아니고 오래도록 회자가 될 만한 퀴어 영화도 아니어서 아마 크게 화제가 되지도 않을 듯하다. 연출도 별로고 각본도 발로 쓴 듯해서 실망스러웠다. 

퀴어 영화를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보지 말라고 하고 싶다. 

총평 

이 정도로 별로인 각본이 어떻게 투자를 받은 건지..

평점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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