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순간이 있으나 그게 전부다
영화 인 더 하이츠를 만든 존 추 감독이어서 크게 기대를 안 하게 되었는데 역시나 실망스러웠다.영화 평점 사이트 평점과 로튼 토마토 점수가 높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영화 평점을 크게 믿지는 않는 편이기에 애초에 기대를 많이 하지는 않았다. 초중반에 늘어지고 후반부에 몰아친다는 후기를 보았는데 내가 보기에 러닝 타임이 긴 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존 추 감독의 가장 큰 약점은 이야기를 힘있게 이끌어 가는 힘이 부족하다는 거다. 두시간 반이 넘는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다.
영화를 3시간을 만들더라도 힘있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영화 오펜하이머가 그 오랜 러닝 타임 동안 지속적으로 긴장감을 주었던 걸 생각해 보면 게다가 탑건 매버릭의 사례를 보면 영화가 길다고 해서 늘어진다는 건 착각일 뿐이다. 영화 위키드 파트 1 은 그저 길기만 하다. 이야기가 겉도는 느낌이다. 각본의 문제인지 연출의 문제인지 알기 어렵긴 하지만 초중반은 심각할 정도로 이야기가 중구난방이다.
핵심이 되는 서사가 잘 보이질 않으며 그 중심 이야기도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소수자의 입장에서 약자를 이야기하는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그동안 지겹도록 많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뻔한 이야기를 반복하려면 어느 정도 전략이 필요했을 텐데 전혀 새롭지 않은 이야기를 재미도 없이 던지다 보니 지켜 보는 관객은 괴로울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존 추 감독은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담아내는 방법도 잘 모르고 있다.
엘파바나 글린다나 누구에게 감정 이입을 해야할 지 잘 모르겠다.
그나마 신시아 에리보는 신들린 연기력과 가창력으로 영화의 빈틈을 메꾸고 있는데 아리아나 그란데는 연기력이 아무래도 부족하다 보니 이 기나긴 시간동안 혼자 고군분투하는 게 보이고 양자경의 말처럼 연기에 대한 재능은 없다. 연기력이 부족하면 3분짜리 뮤직비디오는 찍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2시간이 넘는 영화에 집중력을 부여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미션이다.
뮤지컬 영화이기에 큰 역할을 맡았으나 앞으로 다른 영화에서 연기를 할 일은 없어 보인다. 영화 스타 이즈 본에서 레이디 가가도 생각보다 매력이 도드라지진 않았는데 가수들이 영화의 큰 스크린 안에서 매력을 잃어 버리는 게 한 두 번이 아니기에 놀랍지는 않으나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글린다라는 캐릭터 자체가 굉장히 매력이 넘치고 통통 튀는 개성을 가진 인물인데 아리아나 그란데가 이를 잘 살리지 못하면서 영화 위키드 자체가 가라 앉아 버린다.
영화의 흥행을 위해서 인기도 많고 유명한 아리아나를 캐스팅한 건 이해를 하는데 결국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서는 최악의 한 수 였다고 보며 이건 양자경도 마찬가지다.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기는 하였으나 연기력이 원래 좋은 배우는 사실 아니었다 보니 연기가 기가 막힐 정도로 평면적이다. 오스카 수상 배우가 맞나 싶은데 원래 오스카 라는 게 정치적인 면이 항상 강력하다 보니 연기력만으로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걸 나도 알고는 있다.
그나마 배우 측면에서 보자면 주인공들보다 조연에 가까운 조나단 베일리가 가장 돋보인다.
드라마 브리저튼에서보다 훨씬 더 대단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는데 원래 크게 관심이 있는 배우는 아니었는데 역할 자체도 매력적이지만 배우의 연기력과 매력으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살려내면서 잠시나마 영화에 활기를 부여한다. 조나단 베일리는 모르긴 몰라도 지금보다 훨씬 더 크게 성장할 배우라는 사실을 누가 봐도 바로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음향과 사운드.
돌비 시네마에서 감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두드러지진 않으며 몇몇 노래들은 음향 처리를 어떻게 한 건지 전혀 임팩트가 없다. 심지어 마지막 디파잉 그래비티 역시 평범한 수준이어서 놀라울 정도였다. 음향에 있어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는데 그마저도 실패한 듯해서 안타까웠다. 뮤지컬 영화이니 만큼 사운드와 음향에 목숨을 걸었어야 하지 않나.
돌비 시네마로 봐도 이 정도면 일반관에서는 크게 기대할 게 없을 듯하다.
원래 재미있으면 돌비 시네마로 한 번 더 보려고 했었는데 이 영화를 다시 챙겨볼 일은 없을 듯하다. 그만큼 실망스러웠다. 영화 라라랜드 정도까지는 기대도 안했고 그래도 위대한 쇼맨 정도는 기대했는데 그마저도 되지 않는다는 게 놀라울 정도다. 훨씬 더 화려하고 제작비도 많이 들어간 영화인데 연출에서 늘어지고 음향에서 디테일을 놓치다 보니 상상 이상으로 평범한 영화가 나왔다.
굳이 안 챙겨 봐도 되지만 뮤지컬 위키드를 좋아한다면 한 번 정도는 보라고 하고 싶다.
크게 기대를 안 했음에도 이 정도 실망이라니 조금 놀랍긴 하지만 보면서 오히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대단한 사람이긴 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영화 아바타 2 역시 이야기 자체나 연출로 보면 평범하기 그지없지만 시각 효과 면에서 장인의 면모를 보여 주면서 그 기나긴 시간을 버티게 하는 힘을 주었다.
하지만 영화 위키드는 작품 자체도 크게 매력은 없으나 가장 힘을 줘야 했을 음향과 사운드 부분에서도 디테일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 하면서 실망감만 가득한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말았다. 애초에 크게 기대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참 별로였다. 몰아 친다는 후반부도 전반부와 비교하면 그런 거지 애초에 크게 임팩트도 없다.
위키드의 내용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각본 그 자체만 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이고 누구나 재미를 느낄 만한 각본인데 이를 이렇게나 지루하게 연출하는 것도 능력이구나 싶다. 제작자나 스튜디오 입장에서 보자면 망작은 아니라고 할 수 있으나 감독에게 꿀밤 한 대 정도는 때리고 싶을 정도로 별로여서 어이가 없었다.
북미에서는 과도한 언론 플레이로 흥행을 하긴 할 거 같은데 국내에서는 크게 흥하지는 못할 듯하다. 개봉 첫날 겨우 8만 관객이 든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며 작품성이나 완성도를 떠나서 일단 재미가 별로 없어서 N차 관람도 별로 없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최근 개봉했던 뮤지컬 영화 중에서 가장 나의 마음을 뒤흔든 건 단연코 틱틱붐이었다. 안타깝게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라 재개봉을 하는 일은 없겠지만 내 평생 소원이 틱틱붐을 다시 한 번 극장에서 감상하는 건데 과연 가능할 지는 의문이다. 최근에 라라랜드는 돌비 시네마 재개봉으로 한 번 더 보았는데 라라랜드가 얼마나 음향과 사운드에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고 위키드 파트 2는 이보다는 더 나은 음향을 선보였으면 하고 간절하게 바라게 된다.
그리고 존 추 감독은 이제 뮤지컬 연출 좀 그만 맡았으면 한다. 뮤지컬은 기본적으로 화려한 맛이 있어야 하지만 그 기저에는 재미있는 이야기와 기막힌 연출이 뒤따라줘야 한다는 걸 존 추 감독은 아직도 모르고 있다. 알고 있다면 재능이 없다는 거 아닐까.
그래도 연말에 보기에 나쁘지는 않다.
평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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