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다큐멘터리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몰랐었는데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는 2017년 즈음 이미 영화로 한 번 만들어진 적이 있었다. 영화 자체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 라이언 머피가 드라마 시리즈로 만들면서 다시 한 번 화제가 되고 있고 드라마 공개 이후 다큐멘터리 영화가 공개되었는데 미약하게나마 방향성이 조금 달라서 더 흥미로웠다.오히려 다큐멘터리 영화도 드라마와 비슷한 관점으로 이야기 했다면 조금 지루할 수도 있는데 분명 비슷한 전개이긴 한데 메넨데즈 형제의 관점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는 이야기하고 있기에 조금 더 주의해서 봐야 한다. 라이언 머피와 제작진은 메넨데즈 형제 자체를 믿기 힘들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볼 수 있다.
메넨데즈 형제의 현재 목소리를 통해서 당시 사건을 전하는 터라 다큐멘터리 자체가 메넨데즈 형제에게 어느 정도 편향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밖에 없어서 나는 이걸 보고 나서 메넨데즈 형제가 특별히 억울하다거나 하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물론 진실은 본인들과 관계자들만이 알 뿐이지만 핵심 관계자가 죽어 버린 지금 진실을 온전히 파악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드라마 자체도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기에 전개는 다큐멘터리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나 비슷하긴 하다. 드라마 자체가 상당히 현실을 제대로 반영했다는 걸 다시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드라마에서 언급이 안 된 건 둘째 아들 에릭이 원래는 집에서 먼 대학교를 가려고 했다가 아버지 호세가 마지막에 이를 막아서 에릭이 심각한 좌절감을 느꼈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에릭은 라일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하고 살인을 기획했다고 짐작해 볼 수 있다.
최대한 메넨데즈 형제에게 빙의해서 성적인 학대를 꽤 오랜 기간 받았다고 하자. 그런데 이들이 살인을 저지른 게 부모가 자신들을 먼저 죽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데 그러면 적어도 부모가 자신들일 죽일 도구나 독극물같은 거라도 발견했어야 하지 않나. 경찰이 발견하지 못 했더라도 그런 관련 증언을 했어야 하는데 심증적인 증거로 인해 부모에게 살해 위협을 느꼈다는 거 부터가 이들이 얼마나 멍청한 지 다시 한 번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죽일 의사가 있었다면 본인들이 실질적인 위협을 느낄 만한 그 무엇이 반드시 필요했으리라 보여지는데 그런 증거나 증언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과실치사를 받아 내려는 형제의 눈물 겨운 노력은 너무 빈틈이 많이 보여서 배심원들 조차 전혀 설득하지 못 하는데 그 부분도 의아하지만 성적인 학대를 그리 오래도록 당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만도 한데 그러지 않은 부분도 의심스럽다.
이민자 집안이어서 분명 서로 단합력이 대단할 텐데 이 어두운 진실을 형제들만 알고 있었다는 거 자체가 내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간다. 그리고 드라마에는 나오지만 타인이 보기에 메넨데즈 형제가 부모에게 주눅이 들거나 위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 했다고 한다. 특히 절도를 저지른 거 부터가 이미 부모를 크게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는데 분명히 언어적인 학대가 빈번한 건 사실이지만 본인들이 주장하는 만큼 심가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판단일 테다.
메넨데즈 형제가 재판에서 얼마나 멍청한 지를 보여주는 건 다름 아닌 사실과 거짓말을 너무 섞어서 하다 보니 배심원단이나 대중들 역시 질려 버렸다는 데에 있다. 고작 20대 초반 남자들이 무얼 알겠나. 아버지의 권력으로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했거나 할 예정이었던 그야말로 있는 집안에서 태어난 멍청한 운동 선수들이 생각없이 저지른 일에 대중들이 놀아난 거라고 본다.
내가 보기에는 학대도 심각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해서 부모를 죽일 일도 절대 아니었으나 순간의 화로 인해 산탄총으로 부모를 살해했으며 그로 인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받았는데 지금은 또한 성적인 학대를 받은 사람들을 위해서 감옥 안에서 사회 활동을 한다는 게 제일 웃긴 부분이다. 에릭이 정말 학대를 받았고 그로 인해 고통스러웠다면 그러한 과정을 녹음이나 촬영을 통해서 어느 정도 증거로 남길 만했을 텐데 그런 물적 증거가 너무 없다 보니 본인들의 증언에만 의지해야 하고 본인들도 여기에다가 거짓말을 섞은채로 증언을 하면서 망해버린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봐도 테니스를 해서 몸도 좋고 키도 큰 에릭은 아버지 호세에게 무기력하게 강간을 당했다고 하면 누가 믿겠나. 어느 정도 체급 차이가 분명히 존재할 테고 보통 남자들은 운동을 하기 시작하면 15세만 넘어도 남자 성인이 감당하기 힘든 체력과 근력을 보여주기에 이런 에릭의 주장 자체가 신빙성이 거의 없다고 본 배심원단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저 정도면 에릭이 호세를 주먹으로 때려 눕혔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 오히려 과거에만 성적인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면 그럴 만하다고 할텐데 갑자기 부모를 죽이기 직전까지도 성적인 학대를 당했다고 하는 부분에서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의심을 아니할 수 없다.
여성이라면 체급 차이가 있기에 당연히 이해가 가지만 남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드라마를 안 보고 다큐멘터리만 봤다면 나도 메넨데즈 형제의 이야기에 속아 넘어갈 뻔 했으나 드라마와 이 작품을 다 같이 보니 어느 정도 윤곽이 그려진다. 내가 혼자 생각한 이 이야기의 전개는 이렇다.
메넨데즈 형제는 분명히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긴 했었으나 그게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 아버지 호세는 강압적인 스타일이었고 이 두 형제를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고 싶어했다. 하지만 형제는 자랄수록 아버지 말을 더욱 더 안 듣게 되었고 이대로 말로만 간섭이 심해지자 형제는 장난 반 진심 반으로 부모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알리바이까지 다 만들어 놓은 거 보면 안 잡힐 확률도 있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일 만큼 멍청하긴 한 듯하다.
이게 다인데 이걸 재판에서 이기려고 온갖 거짓말과 있지도 않은 과거를 가지고 오다 보니 대중적인 화제가 되었는데 그래도 이렇게라도 해서 종신형을 받은 거지 다 자백을 하고 그러했다면 분명 사형을 받았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부모님이 짜증나게 해서 산탄총으로 죽였다고 자백하면 어느 배심원단이라도 만장일치로 사형을 선고했을 가능성이 높다.
사건 자체로 봐도 절대로 무죄가 나오기는 힘든 구조이며 그래도 이 정도면 목숨 정도는 부지했다고 봐야 하며 워낙 유산을 많이 받은 형제여서 감옥 안에서도 거의 황제처럼 살았다고 보는 게 더 합리적이다. 성인인 데다가 부모를 안 보고 살아도 크게 무리가 없는 사람들인데 돈을 마음껏 쓰고자 부모를 죽인 이유도 있는 듯해서 보면 볼수록 오만가지 정이 다 떨어지는 형제가 아닐 수 없다.
양심이 있다면 닥치고 조용히 살았으면 한다.
총평
양심 없는 형제들이여 그 입을 다물라.
평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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