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넷플릭스 메넨데즈 형제 후기 진실은 무엇인가

드라마와 다큐멘터리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몰랐었는데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는 2017년 즈음 이미 영화로 한 번 만들어진 적이 있었다. 영화 자체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 라이언 머피가 드라마 시리즈로 만들면서 다시 한 번 화제가 되고 있고 드라마 공개 이후 다큐멘터리 영화가 공개되었는데 미약하게나마 방향성이 조금 달라서 더 흥미로웠다.

오히려 다큐멘터리 영화도 드라마와 비슷한 관점으로 이야기 했다면 조금 지루할 수도 있는데 분명 비슷한 전개이긴 한데 메넨데즈 형제의 관점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는 이야기하고 있기에 조금 더 주의해서 봐야 한다. 라이언 머피와 제작진은 메넨데즈 형제 자체를 믿기 힘들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볼 수 있다. 

메넨데즈 형제의 현재 목소리를 통해서 당시 사건을 전하는 터라 다큐멘터리 자체가 메넨데즈 형제에게 어느 정도 편향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밖에 없어서 나는 이걸 보고 나서 메넨데즈 형제가 특별히 억울하다거나 하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물론 진실은 본인들과 관계자들만이 알 뿐이지만 핵심 관계자가 죽어 버린 지금 진실을 온전히 파악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드라마 자체도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기에 전개는 다큐멘터리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나 비슷하긴 하다. 드라마 자체가 상당히 현실을 제대로 반영했다는 걸 다시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드라마에서 언급이 안 된 건 둘째 아들 에릭이 원래는 집에서 먼 대학교를 가려고 했다가 아버지 호세가 마지막에 이를 막아서 에릭이 심각한 좌절감을 느꼈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에릭은 라일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하고 살인을 기획했다고 짐작해 볼 수 있다. 

최대한 메넨데즈 형제에게 빙의해서 성적인 학대를 꽤 오랜 기간 받았다고 하자. 그런데 이들이 살인을 저지른 게 부모가 자신들을 먼저 죽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데 그러면 적어도 부모가 자신들일 죽일 도구나 독극물같은 거라도 발견했어야 하지 않나. 경찰이 발견하지 못 했더라도 그런 관련 증언을 했어야 하는데 심증적인 증거로 인해 부모에게 살해 위협을 느꼈다는 거 부터가 이들이 얼마나 멍청한 지 다시 한 번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죽일 의사가 있었다면 본인들이 실질적인 위협을 느낄 만한 그 무엇이 반드시 필요했으리라 보여지는데 그런 증거나 증언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과실치사를 받아 내려는 형제의 눈물 겨운 노력은 너무 빈틈이 많이 보여서 배심원들 조차 전혀 설득하지 못 하는데 그 부분도 의아하지만 성적인 학대를 그리 오래도록 당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만도 한데 그러지 않은 부분도 의심스럽다.

이민자 집안이어서 분명 서로 단합력이 대단할 텐데 이 어두운 진실을 형제들만 알고 있었다는 거 자체가 내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간다. 그리고 드라마에는 나오지만 타인이 보기에 메넨데즈 형제가 부모에게 주눅이 들거나 위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 했다고 한다. 특히 절도를 저지른 거 부터가 이미 부모를 크게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는데 분명히 언어적인 학대가 빈번한 건 사실이지만 본인들이 주장하는 만큼 심가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판단일 테다. 

메넨데즈 형제가 재판에서 얼마나 멍청한 지를 보여주는 건 다름 아닌 사실과 거짓말을 너무 섞어서 하다 보니 배심원단이나 대중들 역시 질려 버렸다는 데에 있다. 고작 20대 초반 남자들이 무얼 알겠나. 아버지의 권력으로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했거나 할 예정이었던 그야말로 있는 집안에서 태어난 멍청한 운동 선수들이 생각없이 저지른 일에 대중들이 놀아난 거라고 본다. 

내가 보기에는 학대도 심각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해서 부모를 죽일 일도 절대 아니었으나 순간의 화로 인해 산탄총으로 부모를 살해했으며 그로 인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받았는데 지금은 또한 성적인 학대를 받은 사람들을 위해서 감옥 안에서 사회 활동을 한다는 게 제일 웃긴 부분이다. 에릭이 정말 학대를 받았고 그로 인해 고통스러웠다면 그러한 과정을 녹음이나 촬영을 통해서 어느 정도 증거로 남길 만했을 텐데 그런 물적 증거가 너무 없다 보니 본인들의 증언에만 의지해야 하고 본인들도 여기에다가 거짓말을 섞은채로 증언을 하면서 망해버린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봐도 테니스를 해서 몸도 좋고 키도 큰 에릭은 아버지 호세에게 무기력하게 강간을 당했다고 하면 누가 믿겠나. 어느 정도 체급 차이가 분명히 존재할 테고 보통 남자들은 운동을 하기 시작하면 15세만 넘어도 남자 성인이 감당하기 힘든 체력과 근력을 보여주기에 이런 에릭의 주장 자체가 신빙성이 거의 없다고 본 배심원단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저 정도면 에릭이 호세를 주먹으로 때려 눕혔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 오히려 과거에만 성적인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면 그럴 만하다고 할텐데 갑자기 부모를 죽이기 직전까지도 성적인 학대를 당했다고 하는 부분에서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의심을 아니할 수 없다. 

여성이라면 체급 차이가 있기에 당연히 이해가 가지만 남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드라마를 안 보고 다큐멘터리만 봤다면 나도 메넨데즈 형제의 이야기에 속아 넘어갈 뻔 했으나 드라마와 이 작품을 다 같이 보니 어느 정도 윤곽이 그려진다. 내가 혼자 생각한 이 이야기의 전개는 이렇다. 

메넨데즈 형제는 분명히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긴 했었으나 그게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 아버지 호세는 강압적인 스타일이었고 이 두 형제를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고 싶어했다. 하지만 형제는 자랄수록 아버지 말을 더욱 더 안 듣게 되었고 이대로 말로만 간섭이 심해지자 형제는 장난 반 진심 반으로 부모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알리바이까지 다 만들어 놓은 거 보면 안 잡힐 확률도 있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일 만큼 멍청하긴 한 듯하다. 

이게 다인데 이걸 재판에서 이기려고 온갖 거짓말과 있지도 않은 과거를 가지고 오다 보니 대중적인 화제가 되었는데 그래도 이렇게라도 해서 종신형을 받은 거지 다 자백을 하고 그러했다면 분명 사형을 받았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부모님이 짜증나게 해서 산탄총으로 죽였다고 자백하면 어느 배심원단이라도 만장일치로 사형을 선고했을 가능성이 높다. 

사건 자체로 봐도 절대로 무죄가 나오기는 힘든 구조이며 그래도 이 정도면 목숨 정도는 부지했다고 봐야 하며 워낙 유산을 많이 받은 형제여서 감옥 안에서도 거의 황제처럼 살았다고 보는 게 더 합리적이다. 성인인 데다가 부모를 안 보고 살아도 크게 무리가 없는 사람들인데 돈을 마음껏 쓰고자 부모를 죽인 이유도 있는 듯해서 보면 볼수록 오만가지 정이 다 떨어지는 형제가 아닐 수 없다. 

양심이 있다면 닥치고 조용히 살았으면 한다. 

총평 

양심 없는 형제들이여 그 입을 다물라.

평점

3/5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넷플릭스 영화 피아노 레슨 후기

 의미 찾다가 재미를 잃다  나 혼자 만의 생각이긴 하지만 나는 영화는 예술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없다. 적어도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예술과 상업을 같이 가지고 가던가 아니면 상업적인 면모를 잃어 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다르덴 형제나 봉준호 감독 영화를 좋아한다. 예술적인 경지에 다다른 작품이지만 일반 대중들이 보기에도 충분히 재미있다.  봉준호 감독 살인의 추억이 초반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출품되지 못한 이유가 너무 상업적이어서라는 이야기가 있다. 당시 칸 심사위원들이 어떠한 사람들인지는 잘 모르지만 나는 그 경계에 선 영화들을 좋아 한다. 아무리 예술을 한다고 해도 지루하면 그 순간부터 최악의 영화로 남는다. 무수히 많은 영화 감독들이 예술 한 번 해보겠다고 덤벼 들지만 제대로 성공한 사람이 없다. 제대로 된 상업 영화를 만드는 것도 어려운데 다른 차원으로 가야할 예술 영화를 잘 만드는 건 더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내가 마블이나 DC 영화 같은 히어로 영화를 좋아하는 건 또 아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은 내 인생 최악의 영화 중 하나로 꼽을 정도이며 며칠 전에 본 뮤지컬 영화 위키드 역시 너무 지루해서 영화 보는 내내 하품을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  상업이나 예술 영화로 가르는 거 자체가 크게 의미가 없다. 결국은 내가 시간 낭비라고 느끼지 않을 만큼 재미를 제공해 주느냐 아니냐로 귀결된다. 어떻게든 재미만 있으면 된다는 주의이기 때문에 대놓고 상업 영화라고 해서 호의적으로 평가하는 일은 없다. 나는 그렇게 남들이 극찬하는 영화인 듄도 너무 지루해서 하품을 하느라 눈물이 고일 정도였던 터라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도 그다지 선호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영화 피아노 레슨이 딱 그러했다. 그런데 피아노 레슨은 내가 싫어하는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존 데이비드 워싱턴.  배우 덴젤 워싱턴의 아들로 외모는 크게 닮지 않은 사람인데 말 그대...

영화 보랏 속편 후기

 멍청한 사람들에게 돌려 말하는 지혜로운 방법  사샤 바론 코센은 외모 덕분에 국적이 의심이 가긴 하는데 실제로는 영국 국적의 유대인이다.  2006년에 공개가 되어 전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보랏 1 편 이후로 14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이 영화는 역시나 대단한 풍자를 보여준다. 이번에는 딸 역할로 배우 마리아 바칼로바가 합류하는데 오스카 여우조연상에 올랐을 만큼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큐멘터리 장르로 다큐멘터리와 영화가 섞인 영화라고 보면 되는데 마지막 장면의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의 추태는 실제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정도 몰래 카메라 라면 우리 나라에서는 영화로 공개도 되지 못했을 텐데 확실히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 답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마이클 펜스 부통령의 표정이 실시간으로 굳어지는 모습 역시 이 영화의 백미라고 할 만하다. 이 영화가 공개가 될 당시만 해도 트럼프는 물러나고 바이든이 되면서 무언가 바뀔 거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이제 바로 이어질 대선 앞에서 또 다시 트럼프가 당선이 될 게 거의 확실한 상황이라 이 모든 게 참 아이러니하다. 냉정히 말하자면 사람들이 멍청해서 라기 보다는 민주당이나 바이든이나 서민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아는 사람은 다 알다시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미국이 불을 지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과의 사이도 좋지 않은 마당에 러시아 전쟁까지 벌어지다 보니 물가는 당연히 오르게 되었고 당연한 결과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트럼프 집권 때보다 훨씬 더 안 좋아지고 있다.  임금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물가와 특히 월세의 급격한 인상은 임금 인상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의 많은 사람들이 다시 트럼프를 지지하는 걸 그들이 무식하다는 식으로 나무라는 건 내가 봐도 충분히 억울할 만하다. 특히 미국처럼 닫힌 사회에서 서민들은 시급에 의존하기 마련이고 물가 인상에 직격탄을 입는다....

영화 아노라 리뷰 결말

 쫀나의 영화  영화 아노라 리뷰 후기 결말 해석 정보  아노라에서 내가 보였다  처음에는 신데렐라 스토리인가 싶었다.  그러다가  아 그렇구나 하며 무릎을 탁 치게 되었다. 이건 아노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였다. 라는 걸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는 이내 아노라에서 내 모습을 보았고 아노라의 언어에서 속마음을 들켜 버리고 말았다. 오히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한 아노라가 부러울 지경이었다. 내가 언제 한 번 저렇게까지 내 속마음을 남들에게 표현한 적이 있었던가.  아니 단 한 번도 없었다.  우리는 아노라의 직업을 듣고 아노라를 비난한다. 남자들이 수 많은 여자와 자면 카사노바라고 칭송받지만 여자들이 하면 걸레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게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마치 당연한 세상의 진실 같기도 하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우리의 아노라는 과연 죄인일까.  아노라는 결혼할 자격도 사랑할 권리도 없는 걸까.  아노라는 그저 사랑받고 싶을 뿐이다. 몸을 팔고 그와 동시에 웃음과 춤도 팔며 돈을 벌지만 그녀의 일하는 태도를 보면 그저 즐겁게 자기 일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직업인일 뿐이다. 누구바도 신나게 일하고 자신의 고객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 최선을 다한다.  영화를 보면서 애니의 직업 윤리에 감탄했다.  나 역시 승무원이라는 서비스업에서 일했지만 저 정도로 즐겁게 일하며 고객들을 만족시키면서 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성격이 모나거나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니다. 러시아 재벌의 아들 이반 역시 그렇게 만나게 된 애니는 처음부터 이반을 사랑한 건 아니었다. 아니 사랑할 마음도 애초에 없었다.  하지만 이반과 애니는 그 순간만큼이지만 서로를 원했고 사랑했다. 그걸 사랑이라고 부를 있다면 말이다. 아니 일단 애니는 이반을 사랑했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의지 혹은 집착이라고 불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