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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스위트 보비 악몽의 캣피싱 후기

이제는 너무 흔한 소재

충격적인 결말로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준 팟캐스트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영화로 초중반부가 늘어지는 것에 비해 결말이 상당히 충격이니 반전을 좋아한다면 보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배후 세력이 당연히 범죄 집단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돈을 전혀 요구하지 않아서 조금 특이하다고 느끼긴 해서 결말이 그다지 놀랍지는 않았다.

이런 경우 보통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

하지만 돈을 전혀 요구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그 긴 세월 동안?

답은 다큐멘터리 안에 있다. 그리고 난 온라인 스캠이나 온라인 사칭 사건을 보면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어째서 단 한 번도 만나지 않고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할 수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실제로 우리 나라에서도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룬 만큼 로맨스 스캠은 여전히 판을 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같은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가 범죄의 온상이 된 지는 오래다. 

내 주변 지인도 인스타그램으로 사업한다고 난리치다가 무수히 많은 익명의 계정으로부터 받은 DM을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정말 가관인 게 많아서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가슴을 보여주는 사람부터 돈을 빌려 달라는 아프리카 사람들까지 실로 다양하고 정신 나간 사람 그리고 범죄 집단이 판을 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난 그 이후로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사랑을 만나고 친구를 사귀는 건지 진심으로 궁금했었다. 

능력있는 여성이며 돈 많은 가문이 많다는 시크교도인 키라트는 우연한 기회로 매력적인 같은 시크교도인 보비를 알게 된다. 물론 마주친 적은 단 한 번 정도이고 제대로 직접적인 대화를 나누어 본 적은 없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서 주로 이야기를 하며 우정을 키워 왔다. 그것도 몇 년이 넘는 시간동안... 

하지만 보비가 이혼하게 되면서 실제로 키라트와 보비는 놀라울 정도로 가까워진다. 물론 온라인 상에서라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여성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보비에게 감동한 키라트는 보비를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으나 결혼을 결심한다. 보비는 항상 바쁘며 키라트를 절대로 만나지 못할 상황에 처해 있다. 돈을 요구하지 않을 뿐 누가 봐도 잇아한 상황이다. 

결국 이 모든 게 사촌 동생의 장난으로 밝혀지기는 하는데 너무 치밀하고 계획적인 데다가 꽤나 오랜 기간 동안 온라인 사칭을 해온 터라 놀랍기는 하다. 다큐멘터리는 왜 키라트가 온라인 사칭에 당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열심히 보여주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키라트만 초라해질 뿐이다. 직접적으로 대면 한 번 없이 사람을 믿는 게 얼마나 어이없고 황당한 일인지 키라트 스스로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연애 경험이 전무하거나 멍청한 사람도 아니고 고작 외롭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사기극에 넘어간 키라트를 보면서 외로움이라는 건 생각보다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다. 키라트가 하는 말을 들어 보면 결혼은 인생에서 꼭 해야 하며 결혼을 하지 않으면 미완성이라는 고정 관념을 강하게 가지고 있던데 본인 스스로 그렇게 생각을 했다기 보다는 집안이나 종교 안에서 그러한 편견을 오래도록 학습한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해본다. 

결혼에 대한 진실은 결국 혼자 살아도 잘 살 사람이 결혼해도 잘 산다는 건데 결혼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기대하며 결혼을 하는 사람들은 결국 이혼하거나 이혼하지 않아도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다. 본인도 스스로 자기를 못 믿는데 상대방이 나를 믿고 의지해줄 거라고 상상하는 자체가 판타지가 아닐 수 없다. 애초에 혼자서 행복한 사람이 결혼해서도 잘 사는 건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는 진실이다. 

내 주변에서도 나름 안정적으로 결혼 생활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을 사랑하긴 하지만 서로에게 크게 의지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편하고 좋은 친구로 두며 그 사람에 대한 기대치도 낮고 서로 신뢰하는 경우가 가장 이상적이며 바람직하다. 결혼하면 무조건 의지해야 하고 내 모든 걸 받아줘야 할 거 같지만 애초에 그런 전제 자체를 만족시킬 만한 사람 자체가 그리 많지 않다. 

연애에 대한 환상 그리고 결혼에 대한 판타지가 심한 사람들이 이런 덫에 많이 걸린다. 사회적으로 잘못된 프로파간다를 전달해주는 것도 문제이긴 한데 본인 스스로 바로 서려는 노력 없이 남에게 의지해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걸 본인이 제일 빨리 알수록 이러한 불행에서 가장 조속히 탈출할 수 있다. 

나만의 문제를 해결해 줄 구원자는 타인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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