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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영화 마지막 해녀들 후기

잔잔하지만 묵직한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에게는 영화 미나리로 유명한 제작사 A24가 애플의 자본으로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마지막 해녀들은 우리 나라에 현존하는 해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거의 대부분 제주도에 거주하고 계시지만 거제도에서도 젊은 해녀들이 있어서 신기할 정도였다. 과거에는 무려 3만 명 정도가 제주도에서 해녀로 일하셨다고 하던데 절대적인 수치도 놀랍지만 제주도 인구의 15%가 해녀일에 종사할 정도로 해녀라는 일은 제주도에서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하나의 산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4천 명 정도만이 해녀일을 하고 계시고 그나마도 거의 다가 60대에서 80대여서 이 분들이 돌아가시면 정말 소수의 해녀들만 남아서 일을 하거나 아니면 그마저도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그래서 제목이 마지막 해녀들인 건데 젊은 해녀들의 유입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10년 뒤나 20년 뒤에는 해녀라는 일 자체가 존재할 지에 대해서 심각한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래도 나이가 드신 할머니들이 해녀 일을 하시다 보니 보통 사람 생각으로는 물질이 할 만한가보다 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원래 조선 시대에는 해녀 일을 거의 다 남자들이 했다고 한다. 하지만 참을성 없는 남자들은 해녀 일에 두손 두발을 다 들었고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해녀 일을 그 당시부터 여자들이 물려 받았다고 한다. 무려 10년 정도는 배워야 본격적인 해녀 일을 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고된 일인 데다가 그런 베테랑 들도 바다에서 욕심 부리다가 목숨을 잃는 경우도 부지기수여서 지금은 새롭게 이 일을 시작하려고 유입되는 여성 들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특히 바다에서 시체로 발견된 해녀들의 통발에는 전복과 해삼이 가득차 있었다고 하는 거 보면 이렇게나 오래 일하신 분들도 인간의 한계를 잊고 바다 안에서 일하시다가 죽음을 당하시는 구나 싶어 다소 허망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문가의 설명대로 이야기 하자면 수심 5미터 정도부터 수압이 발생하는데 이 위를 뚫고 나오는 건 유리 벽을 뚫고 나오는 수준으로 힘들다고 한다. 일하는 자체도 힘든데 그러한 작업을 수백번 반복하다 보니 몸이 성한 날이 없으나 그래도 나이 드신 분들은 생계를 위해 하시는 분들이 많고 과거에는 분명 돈도 되고 자식들 먹여 살리는 데에 큰 공을 세운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현재 바다는 말 그대로 죽어가고 있다. 이제는 기후 변화가 뚜렷해서 기후 위기를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한국 사람들조차 기후 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미국이나 중국처럼 극단적인 자연 재해를 겪고 있지는 않으나 올 여름을 지나면서 나 역시 기후 위기로 인해 지구가 당장 내일 멸망한다고 해도 신기하지 않을 지경이라는 몸소 깨우치게 되었다. 특히 더위를 거의 안 타던 나 역시 올 여름 더위 앞에 두손 두발을 다 들게 되었는데 이게 앞으로 5년이나 10년 뒤에는 어떻게 될 지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였다. 

인간도 더운데 바다는 안전할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바다도 높아진 수온으로 인해 죽어나가고 있다. 적도 부근의 바다는 부글 부글 끓을 정도라고 하니 얼마나 심각한 기후 위기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거제도에서 일하는 해녀들도 수심이 얕은 곳에서는 이제 더 이상 해산물을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하며 인간이 들어가기 힘든 곳까지 들어가야 해서 언제까지 해녀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매일 매일 엄습하고 있다.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

일본은 선진국인 데다가 국제 사회에서 목소리도 크고 절대적으로 미국과 친한 나라이기에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도 결국은 미국의 허락을 받아 내었다. 결국 미국이 허락을 하느냐 마느냐가 제일 중요한 문제였기에 어마무시한 로비를 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은 미국도 피해를 본다는 면에서 보자면 전세계가 자폭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아니 할 수 없다. 하지만 해녀 할머니들은 이런 원전수 방류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일이다 보니 데모도 하고 UN까지 가셔서 목소리도 내보고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무용지물이었다. 

전쟁과 팬데믹 그리고 오염수 방류를 보면서 나는 심각하게 UN이 존재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고 이건 나만의 생각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UN을 비롯한 국제 기구의 위상은 전쟁과 팬데믹으로 땅바닥에 떨어진 게 현실이다. 어차피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거라면 이런 기구를 유지하는 게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다. 어차피 결국 강대국 마음대로 모든 일을 처리하고 있고 미국 말을 안 듣는 나라들은 자기들끼리 연합을 구성하는 마당에 UN 말을 누가 듣겠나. 

바다는 우리에게도 삶의 터전이지만 해녀 할머니들은 바다에 매일 같이 들어가야 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다에서 전복과 해삼 그리고 다양한 해산물들을 받아 오신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을 하루에 조금씩 캐시는 건데 그런 바다에 인간은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말 그대로 인간이 지구를 자꾸 오염시키면 지구가 힘든 게 아니다. 과거에는 지구가 아파요라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면 이제는 그게 얼마나 오만한 구호인지 모두가 알고 있다.

결국 환경 오염은 인간이 제일 괴롭다. 지구야 늘 그래왔듯이 한 번 뒤엎으면 그만인 일이다. 공룡들이 멸종한 가설 중 하나로 공룡들의 개체수가 말도 안 되게 많아지며 이들이 뿜어낸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를 급격하게 발전시켜 빙하기가 왔다는 설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지금의 기후 위기도 자동차에서 내뿜는 매연보다는 과도하게 집단으로 키우는 소들이 방귀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소고기를 먹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다. 

어찌 보면 인간은 과거부터 지구 온난화 해결책을 알고 있었고 원자력 발전이 얼마나 위험한 지 알고 있었지만 거기에 대해서 제대로 대응을 해온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원자력 오염수 방류와 해녀가 직접적인 관련이 있긴 하지만 이 분들의 이야기가 큰 울림을 주는 건 바로 이 분들은 오염수 방류로 인해 큰 피해를 직접적으로 보시지는 않으시기 때문이다. 이제 곧 죽음을 앞둔 이 분들이 이렇게나 목소리를 내시는 건 후손들을 위해서다. 바다는 인류를 위한 것이고 다음 세대를 위한 것인데 그러한 고려가 전혀 없는 현 세태를 누구보다 절망스럽게 받아 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숭고하다. 

본인을 위해서 거리로 나가서 목소리를 외치시는 게 아니라 오직 후손들 그리고 우리들을 위해서 목소리를 내시는 해녀 할머니들을 그래서 더 존경하게 된다. 자신들의 말처럼 어린 시절 제대로 교육도 못 받고 결혼하고 나서도 부부 모임에 나가 검게 그을린 피부와 거칠어진 손 때문에 기도 못 펴고 살았으나 누구보다 인류를 사랑하고 인간을 소중히 대하는 이 분들의 목소리는 그래서 큰 울림을 준다. 

다큐멘터리 자체는 조금 심심하게 전개되고 있으나 인간에게 경각심을 충분히 줄 만큼은 된다. 아주 재미있고 뛰어난 다큐멘터리라는 생각은 사실 들지 않으나 개인적으로는 가족 특히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보여주는 좋을 듯하다.

총평

다소 심심하지만 의미심장하다. 

평점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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